웹 진화론 - 또 다른 세상(저쪽 세상)에 발견

"불특정 다수 무한대가 만들어 내고 있는 저쪽 세상에 발견"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배경, 현재 모습, 미래를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블로그, 오픈소스, web 2.0, 구글, API..등등 이제는 신문지면에서도 많이 다뤄지는 단어들이다. 사실 이전까지는 어떤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1순위가 활자화된 신문이나 TV가 많았지만 이제 아주 먼 얘기다. 지금은 사각형의 작은 스크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으면 어떤 정보매체보다도 빠르게 최근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이 신문이나 TV보다 빠른 속도를 전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인프라? 하지만 집집마다 tv없는 집이 없다. 물론 신문을 보지 않는 집도 있지만 지하철에는 무료신문이 넘쳐난다.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인터넷만큼 많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상호참여" 속성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가 빠르게 유행한 시기는 불행하게도 전쟁속이다. 이라크전이 발발하고 미국의 대규모 공습이 이루어지면서 그런 소식을 발빠르게 전한것은 신문이나,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블로거들이었다. 전쟁속에 피어난 피묻은 꽃일지도 모르지만 바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면서 국내에도 블로그 열풍이 불었다. 펌질로 가득한 블로그도 있지만 독창적인 글솜씨를 자랑하는 블로거들이 속속 나오면서 신문보다 더 많은 애독자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텍스트나 사진으로 구성된 블로그 포스트가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캠코더를 통해 비디오 포스트로 확산되면서 mncast나 Youtube같은 동영상 전문사이트가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1인 미디어 시대는 그동안 일방적인 정보전달에 익숙해져 있던 인터넷 사용자에게 변화를 불러 일으켰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고, 인터넷 서비스에 참여하는 바로 웹(web) 2.0 시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이 개념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하지만 과거 폐쇄적인 구조로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정보 생성, 전달 구조가 아니라 직접 정보를 처리 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를 만든다는데는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개방적인 구조를 보장하는 웹 2.0 개념이 각각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로 하여금 API를 공개하도록 만들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쉽게 말해서 공개된 API를 통해서 공개한 서비스 업체의 특정 서비스나, 정보를 조정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공개된 API를 통해서 사업의 주도권을 잡은 두드러진 업체는 아마존이다. 여러가진 물건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타베이스를 이 API를 통해서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점을 활용한 제 2의 아마존 사이트가 생겨났고 아마존은 이를 통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국내 사이트에서도 최근엔 다음, 네이버도 OpenAPI라는 이름으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했지만 무엇보다는 API에서 빠질 수 없는 회사는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다.

구글 코드(http://code.google.com/) 사이트를 방문하면 구글이 공개하고 있는 다양한 API를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상당 부분 구글에 대한 얘기로 할당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 비견될만큼 급성장의 배경에는 구글의 두 창업자(세르게이 브린, 래피 페이지)가 정보에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빌 게이츠와는 시대적으로 다른다는 주장이 참 흥미롭다.

이 책에서 유독 생각이 계속 나는 부분은 "고속도로 정체론"이다 일본의 장기 명인 하부 요시하루가 말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는 IT발전이 장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IT와 인터넷의 발달이 장기의 세계에 일으킨 최대 변화는, '장기 실력의 향상'이라는 목적지로 가는 고속도로가 개설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속도로의 종점 부근에는 엄청난 정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보의 조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일반 사람들이 특정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간단하고, 쉽게 이루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장기 초급자가 고급 어디 과정까지는 축적된 정보를 통해서 가능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끝에는 그런식으로 정보를 습득한 사람이 우글거린다는 것이다. 이제는 분야분야 마다 이런식으로 고속도로가 완성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 고속도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해 가는 과정이 단순화 될 것이고 비슷하게 정체를 겪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기회와 우려가 숨어있다. 이미 건설된 고속도로가 아닌 IT기술을 빌어 인터넷에서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고속도로 위해서 똑같은 지식을 쉽고, 간단하게 습득해 획일화된 정보를 다시 한번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포함된다.

최근에 IT발전과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변화와 배경을 이해하는데 더 없이 좋은 책이고 정보 복제가 아닌 새로운 창조를 지향하는데 있어서 그 원동력을 이 책이 충분하게 불러 일으켜 줄 것 같다.

by 아라곤 | 2007/01/31 13:48 | 책.야.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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